[조선닷컴]기업 나눔활동 성과 '숫자'로 보여준다

ACEF 10-12-06 22:33 2,178회
▲ 지난 16일 열린‘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평가지표 세미나’에는 100여명의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이 참석해 지표 활용법을 경청했다. /류정화 더나은미래 기자 insight@chosun.com


국내 최초로 마련된사회공헌 프로그램 평가지표
본보 CS컨설팅&미디어·플랜엠, 성공회대 사회복지 연구소 공동 개발…기업적·사회적 가치 등 따져 '수치화'

"올 한해 사회공헌활동을 평가했는데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임직원 자원봉사자 수와 시간밖에 없더군요."(삼성카드 장동식 차장)

"연말 다른 부서는 성과를 '정량화'해서 평가받는데 사회공헌 부서는 '정성적'으로 '잘했다'고 보고할 수밖에 없어요. CEO는 수치를 보고 싶어 하는데 뭔가를 보여줄 수가 있어야죠."(LG복지재단 이문종 대리)

연말이면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는 괴롭다. 한 해 동안 일한 성과를 보고해야 하지만, 다른 부서처럼 수치로 분명하게 보여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고할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자 수와 자원봉사 시간, 모금액 정도. 대상자 만족도 조사나 언론 홍보 효과를 덧붙여 보지만 어쩐지 보고서가 허전하다. 이들 수치는 기업의 성과에 미친 영향이나 사회에 미친 파급력까지 말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이런 이유로 사내에서 그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곤 한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열린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평가지표 세미나'는 이런 담당자들의 오랜 고민을 풀어줄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선일보 내 공익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CS컨설팅&미디어', 공익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플랜엠', 성공회대 사회복지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평가 지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서 기업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초의 범용 지표다. 이런 지표는 특정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만들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 사이에는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지표를 만들 대외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현장에는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만 100여명이 모였다. 자리가 부족해 책상 없이 의자만 겨우 차지하고 앉은 참석자도 있었다. 그러나 세미나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누구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투입하는 인적, 물적 자원의 양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사회공헌활동의 효과성을 보여 달라는 기업 내·외부 요구도 커졌지요. 기업에서는 사회공헌활동의 성과를 평가할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이런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고민과 바람으로 마련된 자리입니다."

이번 지표 개발을 후원한 GS칼텍스의 김기태 재단 상임이사 겸 대외협력부문장 상무가 기조연설에서 말문을 열었다. 뒤이어 강단에 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경수 연구소장은 "이번 지표 개발은 기업사회공헌의 실제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는 최초의 시도로서, 향후 국내 기업사회공헌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이날 발표된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평가지표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평가할 때 '기업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평가한다는 것. '기업적 가치'가 홍보성과,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조직문화처럼 기업 차원에서의 성과라면,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편익, 전문가에 의한 프로그램 질적 평가, 사회적 파급력 등 사회 차원에서의 성과다. LG전자 전현진 대리는 "요즘 사회공헌 트렌드에 맞게 기업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구분해서 평가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두 번째 특징은 지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실제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이다.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이 심층 인터뷰부터, 자문단 회의, 사회공헌 전담 인력이 있는 70개 기업 설문조사까지 각 단계에 참여해서 항목을 더하고 빼거나 항목별 배점을 조정하는 등 지표를 스스로 만들어갔다. 자문단으로 지표 개발에 참여한 교보생명 홍상식 사회공헌팀장은 "기업사회공헌 현장에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자문을 했다"면서 "결과물로 나온 지표를 보고 그런 부분이 잘 반영되어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세 번째 특징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전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지표라는 것이다. 플랜엠 김기룡 대표는 "이번 지표 개발을 위해 국내외의 각종 선행지표를 검토했는데, 한 기업의 사회공헌 전체를 평가하는 지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프로그램별로 범용화된 지표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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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미 더나은미래 기자 sm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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